영국의 프랭크 스마이드(산악인, 기자) 1933년 에베레스트 단독 등반 도중 내내 누군가 같이 있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하도 느낌이 생생해 케이크 조각을 건네기도 했다...
이탈리아의 라인홀트 메스너(산악인) 1970년 동생과 둘이서 낭가파르바트의 루팔 벽을 최초로 오르고 내려오는 길에 '세 번째 사람'이 갑자기 뒤에서 나타났다고 말했다...
스위스 로잔연방공대의 올라프 블랑케 교수는 과학계의 대표적인 유령 사냥꾼이다. 그는 영혼이 몸에서 빠져나오는 '유체이탈'이나, 나처럼 행동하는 또 다른 나인 '도플갱어' 같은 심령현상이 모두 뇌 기능에 문제가 생겨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먼저 보이지 않는 존재가 함께 있다는 느낌을 호소한 12명을 분석했다. 이들은 뇌의 측두정엽, 섬엽, 전두-두정 피질이 손상돼 있었다. 앞선 연구에서 블랑케 교수는 측두정엽의 손상은 유체이탈을, 섬엽 손상은 도플갱어를 부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렇다면 유령에 특화된 영역은 전두-두정 피질로 볼 수 있다. 이곳은 감각과 운동 정보를 통합하는 영역이다. 블랑케 교수는 두 정보의 통합에 문제가 생기면 일반인도 유령을 보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로봇 실험을 고안했다.
블랑케 교수는 지난 6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결국 유령은 운동과 감각 정보가 일치하지 않을 때 뇌가 일으키는 혼동"이라며 "등산가들이 유령을 자주 보는 것도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에베레스트를 오르는 등산가는 극도의 피로와 산소 부족, 흰색의 눈밖에 보이지 않는 감각 상실 상태에 놓인다. 운동과 감각 정보가 통합되기 어려운 조건이다.
과학자 중에는... 이름난 유령 사냥꾼이 많다. 19세기 영국의 물리학자 마이클 패러데이도 그랬다...
8명의 미국 대통령을 치료한 저명한 안과의사 윌리암 윌머는 1921년 무색무취의 유령을 잡았다. 그는 '미국 안과학 저널'에서...
과학자를 직접 찾아온 유령도 있었다. 영국 코번트리대의 빅 탠디 교수는 1998년 동료와 함께 실험실에서 유령을 목격했다... 탠디 교수는 유령이 환기용 팬에서 발생하는 초저주파 때문임을 밝혀냈다. 사람은 진동수가 20~2만 헤르츠인 소리만 들을 수 있다. 팬에서 나오는 소리는 19헤르츠의 초저주파로 사람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몸은 들을 수 있다. 초저주파는 위를 진동시켜 불안한 느낌이 들고, 안구를 진동시켜 실재하지 않는 존재가 보이게 한다. 탠디 교수가 팬을 끄자 실험실의 유령도 사라졌다...
감상: 그렇다면, 뇌에 있을 법한 영혼도 뇌의 사기일런지...
(조선일보 2014. 11. 13, 이영완의 사이언스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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