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창문
윤대현
비는 비를 뿌리며 자지러지고
눈은 눈을 흩날리며 주저앉는다
단지 가끔씩 어수선하게
오래된 창문은 오래도록 흔들린다
누가 올 것 같다
오래도록 창문을 바라보고 있으니
창문이 오래된 창문이 되어
오래도록 흔들린다 적당한 창문도 오래도록
바라보고 있으니 오래된 창문이 되어
고스란히 흔들리고 있다 나는 흔들리고 있었다
짤린 혀를 날름거리고 싶어서
오래도록 창문을 바라보고 있으니
오래된 창문이 다가와서는;
나에게 하나의 상처가 있다면
하나의 창문은 하나의 상처
이 세상 어디에 오래된 상처가 있다면
오래된 창문은 오래된 상처!
(현대시세계 1992 가을)
감상 : 보는 것은 아픔이다. 보이지 않으면, 아프지도 않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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