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책받은 얼굴로
장석남
빗방울 떨어지며 후두둑 나는 읽는다
지운 文章처럼 나는
가책받은 얼굴로 빗속에 서 있다
대추나무의
약한 열매들이 빨리 미련을 버리고
비에게 자리를 내준다
나와 자리를 바꾸자는,
잡풀에 떨어지는 빗물 소리
가책받은 목소리로 나는 이 순간 經을 읽는 것이다
빗물이 시커먼 눈을 뜨고 또랑으로 들어간다.
(현대시학 1991 10월)
감상 : 시인은 무언가, 자신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지 못한 모양이다. 그런 걸 표현하려 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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