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윤대현
아내의 한 끝은 아내이다 거기서 아내는 아내의 초상을 그린다
나는 아내가 휘두르는 채찍을 휘두른다
가끔 아내는 아내의 초상보다 무겁게 침묵한다
나는 차마 하지는 말아야 할 말을 느낀다
아내는 아내의 외로운 파수꾼이다
아내는 아내의 초상을 그리다가 지운다 아내의 또 다른 한 끝에서 아내는 여행을 떠난다
아내의 여행은 아내를 위하여
아내가 내리는 곳마다 아내를 떠난다
길게 채찍을 휘두르며 기자는 아내를 타고 간다
(현대시세계 92년 가을호)
감상 :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은 이해할 수 없는 시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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